단행본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권이다. 형식은 1권과 같다. 방금 죽은 사람이 신을 만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옴니버스. 그래서 2권을 펼칠 때는 걱정이 하나 생긴다. 같은 틀의 이야기를 또 한 권 읽는 일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형식의 반복이 주는 피로는 분명 있다. 죽음 뒤의 대화, 뒤늦은 깨달음, 남겨진 사람들이라는 뼈대가 익숙해지면서 이야기의 다음 수순이 미리 보이는 에피소드도 있다. 눈물을 만들려는 의도가 앞서는 대목 역시 1권과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다.
그런데도 책장이 계속 넘어가는 이유는 사연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죽음 앞에서만 겨우 정직해지는 사람,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을 못 한 사람, 죽어서야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마주하는 사람. 틀은 같아도 그 틀에 담기는 얼굴이 매번 달라서, 어느 순간부터는 형식이 아니라 사람을 읽게 된다. 그리고 완결로 향하면서 이야기가 차곡차곡 마무리되는 감각이 있어, 연재물 단행본에서 종종 아쉬운 '끝나다 만 느낌'이 없다. 다 읽고 나면 1권보다 여운이 길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깊게 파는 책은 못 되지만, 죽음을 빌려 삶의 안부를 묻는 데에는 성실한 책이다. 1권을 괜찮게 읽었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이어 읽으면 되고, 순서를 건너뛰어 아무 에피소드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다만 지하철에서 읽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표정 관리가 어려운 대목이 예고 없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