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CIA 공작관이 쓴 짧은 글 두 편을 한 권으로 묶었다. 앞부분은 생각하는 법을, 뒷부분은 전략을 세우는 법을 다룬다.
앞부분의 중심은 DADA라는 고리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면 그 결과가 다시 새 데이터가 되어 고리가 돈다. 군사 전략가 존 보이드의 OODA 루프를 첩보 현장에 맞게 고쳐 쓴 것에 가깝다. 저자는 이 고리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 주려고 유럽의 지하철 객차에서 겪은 긴박한 순간을 꺼내고, 같은 틀을 이라크 대량살상무기를 둘러싼 판단에도 대 본다. 첫 단추인 데이터가 틀리면 뒤의 분석이 아무리 정교해도 결정이 엇나간다는 교훈이 현장 이야기와 함께 들어오니 이해가 빠르다.
뒷부분은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하고 거기서부터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수를 짜라고 한다. 모두가 이득을 보는 판(포지티브섬)과 한쪽이 얻으면 다른 쪽이 잃는 판(제로섬)을 가르고, 서로 돕는 판 안에서도 결국 누군가는 더 큰 힘을 쥐고 있다는 점을 짚는다. 비밀을 여기저기 떠벌린 정보원을 상사의 지시로 직접 만나러 가야 했던 일화가 이 대목을 받친다.
아쉬운 점은 도구가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정보를 모아 따져 본 뒤 결정하라는 말은 경영서나 문제 해결 책에서도 흔히 듣는다. 원래 따로 나온 짧은 전자책 두 권을 합친 것이라 이론의 밀도도 낮아서, 일화를 걷어 내면 남는 내용은 몇 쪽 되지 않는다. 그래도 지하철 객차 장면만큼은 쉽게 잊히지 않아, DADA라는 네 글자를 떠올리게 하는 손잡이 노릇은 충분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