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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표지 없음
책 제목
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저자
로슬링, 한스
출판사
김영사
ISBN13
9788934985068

세상이 점점 나빠진다는 확신이 데이터 앞에서 무너지는 경험.

★★★★ 4점

micro1 · 2026. 08. 30.

침팬지가 사람을 이긴다. 세계의 빈곤율, 예방접종률, 여성 교육 같은 현황을 묻는 삼지선다 퀴즈에서, 무작위로 고르는 침팬지의 정답률(33퍼센트)보다 각국 전문가와 지식인의 정답률이 낮았다. 로슬링이 수십 년 강연에서 실측한 결과다. 우리가 세상을 모르는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실제보다 나쁘게 알고 있다는 것. 이 책은 그 왜곡이 어디서 오는지를 열 가지 본능으로 나눠 해부한다.

간극 본능(세상을 부자와 빈자 둘로 가르기), 부정 본능(나빠지는 것만 뉴스가 되기), 직선 본능(추세가 영원히 이어진다고 믿기). 챕터마다 저자가 의사와 통계학자로 현장에서 겪은 일화가 붙어 있어 이론서처럼 읽히지 않는다. 세계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둘로 나누는 대신 소득 4단계로 보자는 제안은 이 책이 남긴 가장 실용적인 도구다.

약점도 분명하다. 열 개 챕터가 같은 리듬으로 반복되다 보니 중반부터는 다음 페이지가 예상되고,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논조가 기후변화나 불평등 같은 구조적 문제까지 가볍게 만드는 인상을 준다. 저자 스스로 걱정해야 할 문제 다섯 가지를 따로 짚으며 균형을 잡으려 하지만, 책의 인상은 낙관 쪽에 기운다.

로슬링은 이 책을 암 진단 뒤에 썼고 출간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데이터를 들고 비관과 싸운 사람의 유서 같은 책이라, 반복이 좀 있어도 끝까지 읽게 된다. 뉴스를 볼 때 머릿속에서 작동하는 필터가 하나 생기는 것만으로 값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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