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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표지 없음
책 제목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저자
하라리, 유발
출판사
김영사
ISBN13
9788934972464

인간이 지구를 차지한 이유를 '허구를 믿는 능력' 하나로 꿰어내는 책.

★★★★★ 5점

micro1 · 2026. 08. 30.

636쪽을 덮고 나서 한 문장만 남기라면 이것이다. 사피엔스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함께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하라리는 7만 년 전 인지혁명에서 시작해 인류사 전체를 이 한 가지 능력으로 다시 쓴다. 신화, 국가, 돈, 법인. 전부 만질 수 없는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공유하는 덕분에 사피엔스는 낯선 개체 수천 명과 협력할 수 있었고, 근력으로는 상대도 안 되는 종들을 제치고 먹이사슬 꼭대기에 올랐다는 것이다.

관점을 뒤집는 대목이 계속 나온다. 제일 유명한 건 농업혁명을 역사상 최대 사기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인간이 밀을 재배한 게 아니라 밀이 인간을 정착시켜 자기를 퍼뜨렸다는 것. 종으로서의 사피엔스는 번성했지만 개체의 삶은 수렵채집 시절보다 고되고 단조로워졌다는 주장인데, 동의하든 안 하든 읽고 나면 농업을 전과 같은 눈으로 못 본다.

흠이 없는 책은 아니다. 후반부 과학혁명과 행복을 다루는 장으로 갈수록 근거보다 단정이 앞서는 문장이 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반박하는 대목도 많다. 통사라기보다 하나의 강력한 해석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그런데도 별을 다 채운 이유는, 생물학과 역사와 경제를 한 줄기로 엮어내는 이런 규모의 종합을 다른 데서 본 적이 없어서다. 읽는 내내 반박하고 싶은 문장이 쌓이는데, 그 반박거리를 이만큼 만들어 주는 책 자체가 드물다. 논쟁까지가 이 책의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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